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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단체연합] 정부는 품절 의약품의 강력한 수급통제에 나서야

2022-05-02
조회수 29

정부는 적극적으로 의약품 수급의 계획적 조절에 나서야 한다

 

2월부터 오미크론(BA.1) 변이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들이 급증하면서 지난 한달 넘게 매일 수십만명의 환자들이 약국에서 직접 또는 의료기관의 진료를 통해 의약품을 구매하고 있다. 특히 감기증상을 동반한 환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해열진통제 및 진해거담제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였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목적으로 의약품을 구매하는 현상이 겹치면서 약국현장에서는 감기증상과 관련한 의약품들의 품절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해열진통제와 진해거담제 중심으로 품절 이슈가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었지만 정부는 여태까지 대안 마련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행히 1~2주 전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었지만, 감소추세가 급격하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최근 대만과 영국에서 전파력이 더 강한 새로운 변이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누구도 코로나19 팬데믹이 언제 종식될 거라 예상하기 어렵다. 불필요한 가수요와 공급불균형으로 발생하고 있는 품절 사태로 인해 실제 의약품 구매가 절실한 환자들은 약을 구하지 못해 전쟁터에 놓여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더 이상 의약품 이용을 단순히 환자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의약품 품절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해야 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다.

 

 

첫째, 정부는 해열진통제, 진해거담제 등 코로나19 치료 대응에 필수적인 의약품의 공중보건위기대응 의료제품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

 

환자들은 약을 구하기 위해 약국을 가더라도 의약품이 부족하다는 답변만 듣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복용하는 시럽제의 경우 거의 모든 품목에서의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소아 환자들은 그나마 남은 알약들을 갈아서 가루약만 복용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의약품 품절이라는 상처는 언제 곪아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러차례 약사회 중심으로 한 해결 요청에도 묵묵부답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약을 구해야 하는 책임을 환자나 지역약국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국회는 2021년에 팬데믹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의료제품의 공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 바 있다. 위 법이 말하는 ‘위기대응 의료제품’이란 감염병 등의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예방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의약품(의료제품)을 뜻하고 있으며, 정부는 위기대응 의료제품에 대하여 긴급 생산 및 유통개선 조치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열진통제, 진해거담제 등의 의약품들은 위기대응의료제품에 지정되지 않고 있으며, 유통개선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과거에 정부는 위기대응 의료제품인 마스크, 코로나19 진단키트, 코로나19 백신의 유통·공급을 강력하게 통제하여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 등에 대하여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

 

 

둘째, 같은 성분, 같은 제형의 의약품을 동일한 의약품으로 목록화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강력한 분배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마스크 공급대란 사태를 통해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유통개선을 위한 공적 통제의 중요성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유능한 판매자, 똑똑한 소비자가 아니라 모두가 공평하게 마스크를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조건은 현재 의약품 품절사태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약국에서는 시시각각 도매업체에 품절여부를 확인하거나 제약사 직원들의 인맥까지 동원해야할 정도로 각자의 능력에 따라 약을 구매하고 있다. 심지어 몇몇 제약사나 도매업체들은 다른 의약품을 끼워파는 행태까지 벌이고 있다. 환자들은 대리인을 통해 약을 구하러 동네 약국을 전전하고 있지만,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약 구매를 포기하기도 한다. 이는 정부의 방치가 불러온 비극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과거의 위기대응의료제품에 준하는 강력한 공급통제 정책을 취해야 한다. 각 제약기업이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의약품 수량을 성분 및 제형 단위로 모니터링 하고 각 약국 및 의료기관에 최대한 공평하게 배분하는 정책을 취해야 한다. 단순한 균등 분배가 어렵다면, 시군구 단위의 지역사회에 분배하는 통제정책을 취해야 한다.

 

 

한 달 넘게 수십만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을 정도로 의료현장은 심각한 상황임에도 ‘사람이 먼저다’를 외쳤던 정부는 퇴임을 앞두고 모든 문제를 방치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여전히 비대면으로 처방을 받은 환자들은 처방된 약을 구하지 못해 약국을 전전해야 하는 경우가 심상치 않게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가장 기본적인 성분명 처방 의무화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정부는 지금이라도 의약품의 안정적 생산·공급을 위해 공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의약품은 의료기관의 강제동원 수준에 준하는 위기대응을 위한 통제를 제약기업에 요구해야 한다. 공중보건 위기에 따른 치료대응에 필수적인 의약품의 수급량을 계획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생산시설의 공적 통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제약기업들에게 연구개발 지원이나 생산시설 마련을 위한 인프라 지원에는 수조원의 재정을 약속했음에도 정작 위기상황에서 공공적 생산·공급의 요구는 외면해왔다. 앞으로도 공중보건위기에서 제약기업들의 공적 역할을 요구해야 한다.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단순히 산업차원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함에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2년 4월 7일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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