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04 제대로 된 교육환경 보장하라! (황은영 간호사)

20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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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6/29(월) ~ 7/3(금)

1인 시위 및 발언을 진행중입니다!


세번째로 7월 2일(목)에는

황은영 간호사님이

제대로 된 교육환경 보장을 위한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전체 발언 영상으로 보기 : https://youtu.be/j2afwlyU9mQ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했던 간호사입니다.
비록 3개월 만에 그만뒀지만요.


2005년 11월, 2006년 4월, 2015년 2월, 2016년 6월, 2018년 2월 아산병원 고 박선욱간호사님, 2019년 1월 서울의료원의 고 서지윤간호사님...
이렇게 수많은 간호사들이 말도 안 되는 간호현실에 시달리다 못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내어 갔습니다.


제가 이 1인 시위에 참여하게 된 것은 저 역시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는 피해자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2019년 3월 한 달을 넘겨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에 입원하였습니다.


이유는 저도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었고, 그 위험도가 높아 그 치료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왜일까요? 답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간호현실이 너무나 처참했고, 여전히 처참하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병원에 가지 않고 살 수 없습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는 그 순간까지 병원 의료진의 도움을 받게 되지요.
혹시 병원에서 신입간호사에게 간호를 받아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불안하고, 내 담당간호사가 아니었으면 좋겠고, 그런데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하는 모습은 또 안쓰럽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왜 신입간호사는 그렇게 보일까요?
여러분, 간호사의 교육기간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간호사의 교육기간은 대형병원들의 일반 병동을 기준으로 3개월이면 아주 긴 교육기간입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근무를 시작하고 2달 뒤 저는 24시간 환자의 심장기능과 몸속산소를 측정해주는 기계를 달고 있는 환자 5명을 포함해 총 10명의 환자를,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오롯이 혼자 간호해야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참 행운아였습니다. 10명만 보면 됐거든요. 저와 같이 졸업한 친구들은 20명 30명을 환자를 간호해야 했습니다. 그 친구들 역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큰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입니다.


우리는 주사를 주고, 먹는 약을 주는 것 외에 환자의 주요 증상에 대해 묻는 것부터 시작해, 입원환자, 퇴원환자, 각종 검사와 수술을 가는 환자를 챙겨야하고, 사람인 의사가 잘못된 처방을 하진 않았는지, 약사가 약을 잘못 보내진 않았는지 일일이 확인하며, 바쁜 의사가 처방을 제때 내주는지, 검사결과를 확인했는지, 또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출혈이나, 통증이 있진 않은지, 수액은 제대로 시간에 맞춰 들어가고 있는지, 몸에 연결된 관을 뽑는다든지, 먹지 말아야할 음식을 먹거나, 하지 말아야할 행동을 하진 않는지 교육과 감시의 의무도 있습니다. 스스로 가래를 뱉을 수 없는 환자의 가래도 수시로 뽑아주고,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의 자세변경과 이동도 도와야합니다. 그와 동시 이 모든 일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기록하여야 하고, 환자가 사용한 물품에 대해 일일이 전산에 입력해 제대로 된 청구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병동 내 물품이 제대로 있는지 등 산더미 같은 일이 있고, 일은 절대 근무시간 내에 마칠 수가 없습니다.

만약 그중에 단 한명의 환자라도 상태가 좋지 못하면 그 환자가 좋아질 때까지 혹은 나빠져 중환자실에 가거나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 환자를 집중적으로 간호하느라 나머지 9명, 19명 29명에게 아무런 간호도 제공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 인력이 없거든요.
아무도 그 중증 환자를 집중적으로 혹은 나머지 환자를 간호해줄 인력을 더해주지 않거든요. 그러니 누군가는 후순위로 밀리게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뭔지 아세요? 이렇게 많을 일을 해도 우리는 병원에서 철저히 나가는 비용이고 소모품 취급을 당한다는 겁니다. 우리는 영웅과 천사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져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거든요.


저는 2달간의 교육기간을 끝으로 완벽하지 못한 탓에, 이 살인적인 근무강도와 초장시간의 근무시간과, 이런 환경에서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선임들의 직장 내 괴롭힘에 불살라져 100일을 조금 넘겨 그만뒀습니다.

저와 친한 선배 중 한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난 이제 일이 4년차에 접어들어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난 늘 100%로 일을 하고 있는데, 병원에선 150%, 200%를 요구한다, 일이 끝임이 없다. 그러다보니 내가 신규 때 그렇게 듣기 싫던 소리로 신규간호사에게 소리지르며 가르치고 집에 돌아와선 후회하는 날이 많다.


네, 비인격적으로 사람을 괴롭히는 간호사들 분명 잘못입니다. 그런데 그들을 벼랑 끝에 내몰고 갓난아기를 업은 채로 곡예를 하라고 하는 정부와 병원은 잘못 없다고 할 수 있습니까? 언제 떨어져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환경에 몰아 넣어놓고, 소모품처럼 간호사들을 갈아치우는 병원과 그 관리자들, 그렇게 한 간호사, 한 국민, 한 노동자, 내 딸, 아들, 내 가족이 죽어나가는 환경을 방관하는 정부는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까?

자살은 평생에 한 번도 생각하지 말아야할 일임이 분명하지 않나요?
그런데 왜 ‘우린 신규 때 자살 생각 안 해본 간호사가 없을 거다’ 이렇게 농담처럼 말해야합니까? 이게 정상적인 사회입니까?
저는 결국 누구의 잘못인지 따져 묻기 위해 산재를 신청했고, 그 과정 중 난임이었던 저는 얼마 전 아기를 유산하기도 했습니다.


왜 산재 신청은 피해를 입은 사람이 피해를 증명해야 할까요? 나는 아프고 아직도 지쳐 쓰러져 있는데 말입니다.
어린이가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할 때 그 부모는 모른 척 합니까? 정말 정부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까?
저는 벼랑 끝에 내몰려 더는 물러날 곳이 없고, 잃을 것이 없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
간호사는 수많은 희생에 짓눌려 왔습니다.
나는 없고, 죽음의 유혹을 지난다해도, 결국 수많은 동료는 십년을 보내는 이 없이 우리의 곁을 떠납니다. 심지어는 자살, 죽음이라는 슬픈 선택을 한 동료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그 모.든.것.이 우리의 잘못이 아님을 절규하듯 외칩니다.
나도 나와 내 가족, 내 친구일지 모르는 수많은 환자들을 위해서!
내 동료, 내 병원, 내 지역사회와 내 나라를 위해서!
충분히 능숙해질 때까지 교육받고 싶고!, 충분히 잘해낼 때까지 기다리며 가르치고 싶습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사람답게 간호하고 간호 받을 기본적인 생존보장권입니다!!!!!


우리는 더는 나를 죽이며 환자를 살릴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더는 타인을 죽이는 간호사를 방관하는 환경에서 간호 할 수 없습니다.
더는 원망하며 세상을 등지고, 내 나라를 떠나는 간호사가 나오지 않는 사회를 요구합니다.
안전한 간호환경, 죽음을 상상하지 않는 간호환경, 서로를 비난하고 채근지 않는 간호환경, 제발 우리의 호소를 들어주세요.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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