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ky's 미국 간호사 이야기
Miky's 미국 간호사 이야기

고 박선욱 간호사를 위한 진술서

Miky
2020-03-06
조회수 470

한국의 신규 간호사 프리셉터 교육 시스템이 바뀌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의 한 대학병원에서 10년 근무하고, 2005년에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지역으로 이민 와서 이곳에서 14년차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오미경 간호사입니다.  2년 전 이맘 때쯤, 아산 병원 신규 간호사, 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을 인터넷을 통해 접한 후 한동안 마음이 너무 아프고, 선배 간호사로서 너무 미안했습니다.

25년전 저의 신규 간호사 생활을 회상해 보니, 가슴이 먹먹하고, 그 당시를  어떻게 견디고 버텨 내었는지 아직도 그 상황들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래서인지,  신규 간호사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이 제 마음을 더 아프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때쯤 “행동하는 간호사회” 회원들에게  연락하게 되었고, SNS를 통해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서 한국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 인력 부족, 과잉 업무가 20년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고 박선욱 간호사도 짧은 2 개월간의 신규 교육을 받고, 바로 중환자 3-4명을 담당하게 되었고, 오리엔테이션 받는 동안 제대로 된 교육을 프리셉터 로부터 제공받지 못하고 그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로 수면 시간은 2-3시간, 식사도 거의 못한 채 근무를 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신규 간호사에게 충분한 교육 시간을 제공하지 않은 아산병원, 간호사 1명당 중환자 3-4명을 담당하게 하는 이 과중한 인력 시스템이 박선욱 간호사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로, 이곳 캘리포니아 주는 법으로 최소 인력 간호사 1명당 담당하는 환자 수가 병동 (과)별로 (일반 병동, 중환자실, 응급실, 분만실, 수술실 등..) 법으로 제정 되어 있습니다. 박선욱 간호사가 근무했던 중환자실은 이곳 캘리포니아에서는 최소 간호사 1명당 환자 수 2명, 그 중증도가 높으면   간호사 1명당 환자수 1명, 또는 간호사 1명당 환자수 1.5 명으로 명시 되어있습니다. 박선욱 간호사가 근무한 아산 병원은 그 2-3배의 환자를 간호사 한명이 담당 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이곳 캘리포니아 병원들은 중환자실, 신생아 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회복실 등 신규 간호사 채용을 보통 안합니다. 대부분, 내과 병동, 심장 내과, 신경외과 등 각 과별로 일반 병동 경력자들이 중환자실, 회복실, 응급실 채용 공고가 나면, 같은 병원에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오리엔테이션 기간은 개월 입니다.  그리고 타 병원의 중환자실 경력자가 지원해서 일하게 되면 오리엔테이션 기간은 2 정도 받습니다. 그래서 미국 병원은 그 각각의 과에 따라 경력자를 선호합니다. 경력 간호사를 채용하기 힘들 때, 중환자 신규 간호사 채용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수련 기간이 1 정도 됩니다. 그 수련 기간이 끝나면 그 병원에서 보통 2년 이상 의무적으로 근무 해야 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아산 병원은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에게 고작 2개월의 수련 기간을 제공한 것인데 이것은 이곳 캘리포니아에서 제공하는 신규 간호사 1년 수련 기간과 큰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이곳 캘리포니아 병원들은 내과, 외과 , 심장 내과, 부인과, 소아과 등 일반 병동의 신규 간호사 오리엔테이션은 보통 3개월 입니다. 3 개월을 프리셉터와 1:1 매칭되어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데, 일반 병동을 예를 들자면 환자 5명 (캘리포니아 환자: 간호사 비율)을 신규 간호사는 2명, 3명, 4명, 5명까지 단계적으로 환자 수를 늘려 나간 후에 신규 간호사가 혼자 환자를 다 볼 수 있을 때 까지 5 명을 담당하게 하고, 프리셉터는 그 신규 간호사 업무를 백업하게 됩니다. 이때 프리셉터는 그 신규 간호사에게만 집중하게 되고 다른 업무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규 간호사는 프리셉터가 본인 이랑 잘 맞지 않다거나, 잘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수간호사에게 프리셉터를 바꿔 달라고 요청 할 수 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프리셉터는 신규 간호사에게 일주일 단위로 신규 간호사 교육 체크 리스트를 가지고 평가를 하고 수간호사에게 최종 보고 합니다. 3 개월의 교육 기간이 끝나면 평가가 이루어지고, 평가에 따라 신규 간호사는 독립해서 일하게 됩니다. 프리셉터 평가가 오리엔테이션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 될 시 다시 프리셉터를 바꿔서 1-2주 기간을 더 연장해서 한번의 기회를 더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신규 간호사는 보통 3 개월의 신규 교육을 받고, 중환자실 같은 특수 파트는 신규 간호사 채용을 안하고, 타 병원 중환자실 경력자를 채용하는데 그 교육 기간은 최소 2 주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병원 내에서 중환자실 경력이 없는 다른 과 경력 간호사에게는 3개월 이상의 교육 기간을 제공합니다. 신규 간호사를 중환자실 간호사로 채용하는 경우 보통 최소 1년 수련 기간을 제공합니다.

이글을 마무리 하면서 고 박선욱 간호사가 더 생각이 납니다. 제대로 된 충분한 교육시간을 제공 받았더라면,  담당 프리셉터에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 수간호사에게 프리셉터 교체를 요청 할 수 있는 그런 유연한 의사소통의 구조였더라면 박선욱간호사가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하고 죽음까지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의 병원들은 체계적이고 충분한 신규 간호사 교육 시간을 제공하고, 환자의 생명 안전을 위하여 그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의 적정 인력을 배치해야 할 것이며, 이런 전제하에, 간호사 간의 의사소통도 원활해지고, 상하관계가 아닌, 각 팀의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업무에 최선을 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산 병원을 중심으로 한국의 병원들이  수준 높은, 그리고 충분한 교육 시간을 제공하는 체계적인 신규 간호사 교육 시스템을 갖추기를 기대 하며 멀리 캘리포니아에서 한국 간호사였고, 미국 간호사가 이글을 보냅니다.


3/1/2020

Sincerely,

Mikyoung,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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