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05 감염병대응 세부지침 마련하라! (대구의 익명 간호사)

202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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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6/29(월) ~ 7/3(금)

1인 시위 및 발언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다섯번째로 7월 3일(금)에는

대구의 익명 간호사님이

감염병대응 세부지침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전체 발언 영상으로 보기 : https://youtu.be/a78mzUNoX2c






대구뿐 아니라 전국의 간호사들은 넘쳐나는 코로나 환자로 인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환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교육, 인력, 보호구의 물품도 힘들었지만 기본적인 체계가 없으니 아수라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인력과 시간이 소중한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상황이나 체계의 부재는 너무나 컸습니다.


세부지침이 없는 간호사들이 느끼는 상황을 비유해보겠습니다. “이 기계를 사용하면 필터 된 공기가 들어와서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라고 간호사들은 전달받습니다. 하지만 이 기계를 ‘어느 시점’에 착용하여야 하는지 ‘착용하고 있다가 필터가 분리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의사항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면 불안하고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제대로 사용하기로 힘들지요.


코로나 환자를 보는 당시 지급받은 지침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보호구를 착용하는 법, 환자에게 직접 간호를 최소화해라 등의 큰 지침만 있을 뿐 세부지침은 언급초차 듣지 못하였고, 인력이 부족하고, 안전에 위협을 받는 간호사들이 환자를 보면서 세부지침을 공부하며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세부지침은 환자들에게 퇴원 시 소지품 소독 절차 설명, CCTV가 있음을 이야기하고, 간호사들의 업무 효율을 올리기 위해 병실에 어떤 물건을 몇 개나 가져다 둘 것인지(격리병실의 특성 상 간호사가 출입 시 많은 절차와 보호구가 필요함) 클린존을 유지하기 위한 약속 등 사소한 것들, 하지만 꼭 필요한 지침들입니다. 직접 근무하지 않으면 절대 생각 할 수 없는 아주 세세한 것들, 하지만 서로 약속하지 않으면 업무에 지장이 생기는 중요한 것들입니다.


코로나 환자를 보는 간호사들은 지침을 만들 여유가 있을 때 이런 지침을 만든 것일까요? 아니면 바쁜 와중에 이런 지침을 만드는 것에 숙달되어 있기에 능숙하게 지침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바쁘고 여유 없는 와중이지만 자료가 풍부했기에 금방 이런 지침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바쁘고, 정신없고, 정보도 없는 와중에 이런 세부 지침을 환자를 보면서 틈틈이 만든 이유는 환자와 간호사, 본인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지침을 만들어야 하는 그 누군가는 업무의 흐름을 따라 생각하면서 세세한 지침을 만들기란 어려웠을 겁니다. 중요하고, 긴급한 일들이 넘쳐났으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이유로 지침정리가 외면당했고, 그것은 코로나 환자를 직접 간호하는 간호사에게로까지 떠밀려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밀려오는 환자, 부족한 보호구, 부족한 인력에도 간호사는 남아서 울면서 지침을 정리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완전히 코로나가 종식되지는 않았지만 연초에 비하면 확진자의 증가폭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런 때에 병원운영을 원상 복귀하여 적자 난 금액을 줄이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만들어 두었어야 했는데 만들지 못했던 지침, 환자와 간호사가 안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약속을 다시 다듬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다듬어야 할 때라고 확신합니다. 다시 코로나가 또는 다른 감염병이 유행하기 전에 우리의 안전을 위한 약속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때도 지친 간호사들이 울면서 지침정리를 하게 놔둘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의 안전을 그렇게 약하고, 불확실하게 방치해 둘 수 없습니다.


모두의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해서

‘안전을 위한 약속’, 지침을 만들어야 할 때는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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