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입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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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간호사회 입장서]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발생한 간호사 사망사건에 대해 철저히 진상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하라!



지난 24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A씨가 어지럼증, 두통을 호소하다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이후 곧 의식을 잃었고 검사결과 뇌출혈로 색전술 및 응급 처치를 시행하였으나 긴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학회 일정으로 병원에는 A씨를 수술할 수 있는 의료진이 없었고, A씨는 서울대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자신이 10년 동안 근무했던 병원에서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다.

 

먼저 평소 간호사 A씨의 노동 강도가 적정했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간호사 A씨는 근속년수가 10년이 넘은 과장급의 병동 책임간호사였다. 책임간호사는 평상시에 근무 외에도 연구 및 병동 관리 업무가 많아 초과근무도 많았으며, 9월에는 병원 인증평가도 예정되어 있어 평가 준비를 위한 스트레스, 업무량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번 사망사건을 단순 사고로 판단하지 말고 업무연관성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빅5’라고 불리는 상급종합병원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9차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3차수 연속 1등급을 받았다. 평가지표에 전문 인력 구성 여부는 있었지만, 간호사 A씨는 학회 참여로 인한 인력 공백으로 제때 적정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됐다. 이날 뇌출혈로 응급실에 내원한 다른 환자가 있었다면 똑같은 일이 발생하였을 것이다. 노동자의 안전, 환자의 안전까지도 위협하는 일이 어떻게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전국의 중증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발생하게 되었는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상세한 경위와 평소 인력시스템, 조직문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

 

간호사 A씨의 죽음은 모두에게 충격과 분노를 주었다. 특히 간호사들은 무책임한 서울아산병원에 더욱 분노하며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2018년 서울아산병원의 신규간호사가 고된 노동 강도와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사망했음에도 서울아산병원은 끝내 책임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은 평소 노동환경, 응급실 입실부터 전원 과정, 응급환자 대처를 위한 의사공백 등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한 치의 의혹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2022.08.03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간호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