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간논평] 대한간호협회 신년사가 말하지 않은 것들
대한간호협회는 2026년 신년사를 통해 간호법 시행 이후의 방향을 제시하며, 간호의 역할 확대와 제도 정비, 인력 확충, 환자 안전 강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 신년사를 차분히 읽어 내려가면, 반복되는 선언과 달리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문제는, 신년사 전반에 걸쳐 ‘무엇을 하겠다’는 말은 넘치지만 ‘어떻게 하겠다’는 설명은 단 한 줄도 없다는 점이다.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개편할 것인지,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하면서도 어떤 절차와 기준을 따를 것인지,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하면서도 그 책임 주체는 누구인지, 재원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비전 제시라기보다, 실행 책임을 유보한 채 기대만 나열한 방식에 가깝다.
정책은 의지가 아니라 구조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번 신년사에는 구조가 없다. 목표는 나열되어 있지만 경로는 없고, 방향은 제시되어 있지만 책임은 비어 있다. 결국 남는 것은 “다 하겠다”는 말뿐이다. 이는 정책이라기보다 선언에 가깝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대표성이다. 신년사는 여러 차례 ‘간호사’를 주어로 삼아 말한다. 간호사의 역할, 간호사의 권한, 간호사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작 그 간호사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대표하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언급하지 않는다. 특히 민주적 대표성의 핵심인 직선제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다. 이는 간호사의 참여와 선택을 확대하겠다는 선언과 달리, 실제로는 기존의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러한 모순은 전담간호사 제도에 대한 인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담간호사 제도를 단기 교육 체계로 정착시키겠다는 방향은, 전문성을 축적하는 인력 정책이라기보다 현장의 인력 공백을 임시로 메우기 위한 단기 처방에 가깝다. 이는 간호 인력을 장기적으로 보호하고 성장시키기보다, 필요에 따라 투입되고 소진되는 인력으로 취급하는 구조를 제도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신년사는 이를 ‘미래를 향한 전환’으로 포장한다. 그러나 구조를 건드리지 않는 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직선제조차 언급하지 않는 메시지는, 변화보다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선택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개혁을 말하면서도 권한이 형성되는 방식에는 손대지 않겠다는 태도, 이것이 이번 신년사가 남긴 가장 분명한 메시지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묻는다.
과연 이 신년사는 간호사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기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언어인가.
간호의 미래를 말하면서 왜 간호사가 직접 선택할 권리는 끝내 언급되지 않는가.
그것이 빠진 신년사는, 아무리 많은 약속을 담고 있어도 공허할 수밖에 없다.
2026년 1월 10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행간논평] 대한간호협회 신년사가 말하지 않은 것들
대한간호협회는 2026년 신년사를 통해 간호법 시행 이후의 방향을 제시하며, 간호의 역할 확대와 제도 정비, 인력 확충, 환자 안전 강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 신년사를 차분히 읽어 내려가면, 반복되는 선언과 달리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문제는, 신년사 전반에 걸쳐 ‘무엇을 하겠다’는 말은 넘치지만 ‘어떻게 하겠다’는 설명은 단 한 줄도 없다는 점이다.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개편할 것인지,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하면서도 어떤 절차와 기준을 따를 것인지,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하면서도 그 책임 주체는 누구인지, 재원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비전 제시라기보다, 실행 책임을 유보한 채 기대만 나열한 방식에 가깝다.
정책은 의지가 아니라 구조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번 신년사에는 구조가 없다. 목표는 나열되어 있지만 경로는 없고, 방향은 제시되어 있지만 책임은 비어 있다. 결국 남는 것은 “다 하겠다”는 말뿐이다. 이는 정책이라기보다 선언에 가깝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대표성이다. 신년사는 여러 차례 ‘간호사’를 주어로 삼아 말한다. 간호사의 역할, 간호사의 권한, 간호사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작 그 간호사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대표하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언급하지 않는다. 특히 민주적 대표성의 핵심인 직선제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다. 이는 간호사의 참여와 선택을 확대하겠다는 선언과 달리, 실제로는 기존의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러한 모순은 전담간호사 제도에 대한 인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담간호사 제도를 단기 교육 체계로 정착시키겠다는 방향은, 전문성을 축적하는 인력 정책이라기보다 현장의 인력 공백을 임시로 메우기 위한 단기 처방에 가깝다. 이는 간호 인력을 장기적으로 보호하고 성장시키기보다, 필요에 따라 투입되고 소진되는 인력으로 취급하는 구조를 제도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신년사는 이를 ‘미래를 향한 전환’으로 포장한다. 그러나 구조를 건드리지 않는 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직선제조차 언급하지 않는 메시지는, 변화보다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선택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개혁을 말하면서도 권한이 형성되는 방식에는 손대지 않겠다는 태도, 이것이 이번 신년사가 남긴 가장 분명한 메시지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묻는다.
과연 이 신년사는 간호사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기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언어인가.
간호의 미래를 말하면서 왜 간호사가 직접 선택할 권리는 끝내 언급되지 않는가.
그것이 빠진 신년사는, 아무리 많은 약속을 담고 있어도 공허할 수밖에 없다.
2026년 1월 10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