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입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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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814 ‘괴롭힘 없는 안전한 병원’, 현장의 변화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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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 없는 안전한 병원’,현장의 변화로 증명해야 한다!

 

- 조직문화 개선을 넘어 인력기준과 병원의 책임을 강화하라 -

 

 

정부와 병원계, 간호계가 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손을 잡았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등이 ‘일하고 싶은 안전한 병원 만들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실태조사, 예방교육, 신고·감독체계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반복되는 간호사들의 죽음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정부가 나서고 병원계까지 대책 마련에 참여한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협약이 또다시 조직문화 개선과 교육·캠페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태움’을 조직문화의 문제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

 

간호사들의 직장 내 괴롭힘과 이른바 ‘태움’은 일부 간호사의 잘못된 행동이나 조직문화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감당하기 어려운 환자 수와 만성적인 인력 부족, 밥 먹을 시간과 화장실 갈 시간조차 부족한 노동환경, 신규간호사를 충분히 교육할 시간과 인력을 주지 않는 병원 시스템이 괴롭힘이 반복되는 토양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서로 존중하라는 교육과 조직문화 개선만 강조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간호사가 동료를 ‘태우는’ 현상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병원 시스템이 간호사들을 극한으로 몰아넣고 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병원은 협력기관이기 이전에 책임을 져야 할 사용자다

 

이번 협약에는 대한병원협회가 참여했다. 병원계의 참여는 필요하지만 병원을 단순히 정부 대책의 협력기관으로만 놓아서는 안 된다.

 

간호인력을 얼마나 배치할 것인지, 신규간호사에게 충분한 교육시간과 인력을 제공할 것인지, 괴롭힘 발생 시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는 병원 사용자의 책임이다.

 

정부는 병원의 자율적인 노력에만 기대지 말고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포함한 적정 인력기준을 마련하고 안전한 노동환경을 병원이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한간호협회 역시 협약 참여를 넘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대한간호협회 또한 이번 협약의 한 당사자로 참여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협약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간호사의 권익을 대표하는 법정단체로서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이다.

 

중대한 괴롭힘 사건이 발생했을 때 즉시 현장을 확인하고 피해 간호사를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기존의 고충·신고 창구가 실제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접수된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고 어떤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도 투명하게 평가하고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제도가 있는데도 왜 피해자는 보호받지 못했는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조사·피해자 보호제도는 이미 근로기준법에 마련되어 있다. 문제는 왜 이러한 제도가 병원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가이다.

 

현행 제도는 사용자의 자체조사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괴롭힘 행위자로 지목된 사람이 수간호사나 간호부 관리자 등 조직 내 권한을 가진 사람이라면 피해자는 자신을 평가하고 배치하는 조직에 피해를 신고하고 그 조직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기존 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특히 병원 관리자나 조직이 연루된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병원으로부터 독립된 외부기관을 통해 신고·조사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 신고 이후 인사·배치·근무표·평가 등에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사후관리도 필요하다.

 

이번에는 선언이 아니라 변화로 증명해야 한다

 

‘괴롭힘 없는 안전한 병원’은 협약서나 캠페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간호사가 감당할 수 있는 환자 수, 충분한 교육시간과 인력, 신고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 피해자 보호체계, 공정한 조사, 그리고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어야 할 병원의 책임이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

 

우리는 정부와 병원계, 대한간호협회에 요구한다.

 

1.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포함한 적정 간호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제도화하라.

2. 신규간호사 교육에 필요한 충분한 교육기간과 교육인력을 보장하라.

3. 사용자 자체조사 중심의 현행 제도를 보완하고, 관리자나 병원 조직이 연루된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외부 신고·조사 및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라.

4. 직장 내 괴롭힘이 반복되거나 조사·피해자 보호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의료기관에 대한 정부의 감독과 책임을 강화하라.

5. 정부·병원계·대한간호협회는 이번 협약의 구체적인 이행계획과 결과를 공개하라.

 

또 한 명의 간호사를 잃은 뒤 만들어진 대책이 또 하나의 선언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부와 병원계, 대한간호협회는 이번 협약을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정말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는 변화로 증명해야 한다.

 

 

 

2026년 8월 14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