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입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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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간호사회 입장서] 지역공공간호사제, 간호학과 신설 계획을 담은 제2차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안(`21-`25) 전면 폐기하라



지역공공간호사제, 간호학과 신설 계획을 담은

제2차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안(`21-`25) 전면 폐기하라



- 나쁜 간호인력 정책은 공공의료를 망친다. 간호사를 소모품 취급하는 공공의료 종합계획 폐기하라.
-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및 간호사 처우 개선 먼저 시행하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이하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공공보건의료체계의 후퇴를 낳을 것이 분명한 4/26 제2차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안(`21-`25)(이하 계획안)을 전면 폐기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계획안의 취지인 공공보건의료 강화에는 백번 공감하는 바이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과연 이것이 공공보건의료 강화를 위한 계획안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공공보건의료의 핵심인 ‘공공병원’ 확충에 대한 내용은 매우 미미한 정도였으며, 공공보건의료를 민간병원을 포함한 개념인 ‘지역책임의료기관’에 의존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공공병원 자동화라는 이름으로 의료영리화-산업화 계획을 슬쩍 끼워 넣은 졸속 계획안이었다.


특히 공공의료뿐만 아니라 열악한 우리나라 간호현실을 더 어렵게 만드는 지역공공간호사제 도입과 간호학과 신설 계획을 버젓이 공공의료를 위한 간호인력 계획이라며 제시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지역공공간호사제 법안이나 올해부터 시행된 공중보건장학간호사제도는 모두 장학금을 지원해 주고 2~5년간의 의무복무, 그리고 의무복무 미 이행 시 면허취소라는 방식으로 간호사들 발목을 잡아서 가두는 식의 인력충원 계획이다. 이와 같은 정책은 현재의 열악한 간호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없이 오히려 저임금, 고강도 간호노동을 고착시키고 확대할 것이다. 특히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민간병원에까지 지역공공간호사를 파견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공공의료를 확대·강화하기보다 오히려 민간병원 간호사들의 임금까지 저임금으로 고착시키고 민간병원 자본을 키우는 데에 이바지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간호학과 신설 계획을 통해 간호사를 무시하는 태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최근 10년간 간호대 정원은 1만 명대에서 2만 명대로 두 배로 증원되었다. 하지만 현재 병원현장의 간호인력 상황은 처참하다. 1년 내 신규간호사 퇴사율이 45.5%에 달하고, 간호사 면허소지자가 37만 명인 것에 비해 현재 의료기관 근무자는 16만 명에 불과하며, 간호사 평균 근속연수는 5년 9개월, 평균 퇴직 연령은 고작 34세이다. 이렇듯 정부가 추진해온 간호대 정원 확대 정책은 실패했음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난 지 오래 되었다. 그럼에도 정부가 올해 또다시 간호학과 신설 계획을 세운 것은 열악한 간호현실을 무시하고 간호사를 소모품으로 쓰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간호사를 꿈꾸는 가난한 간호학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준 뒤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 면허 취소를 하는 방법으로 간호인력을 충원하는 지역공공간호사제는 열악한 간호 현실을 고려할 때 신종노예제와 다름 아니며 반인권적 정책이다. 그리고 간호학과를 신설하여 간호사 수를 늘리려는 정책은 현재 열악한 간호현장을 지키고 있는 현직 간호사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이 저임금의 간호 인력을 계속해서 공급하겠다는 정책이다. 간호사들이 수십 년 동안 요구해 온,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및 처우개선은 외면한 상태에서 간호사를 코로나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며 한편으로 이렇게 간호사를 무시하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태도에 간호사들은 분노한다.


이번 계획안의 전반적인 내용을 고려할 때 정부가 공공보건의료를 강화하려는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이번 간호인력 정책은 간호사를 공공의료 소모품 정도로 취급하는 정책이며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 공공의료라는 명분으로 간호사를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정부는 각성하고 사과하라!

- 정부는 공공의료를 망치는 지역공공간호사제 및 간호학과 신설 계획을 전면 폐기하라!

- 제대로 된 간호인력 확충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와 열악한 간호사 처우개선으로 시작될 수 있다!

- 정부는 제대로 된 공공의료 강화와 제대로 된 간호인력 확충 방안을 내놓아라!


2021. 5. 3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